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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년 6월 회고 - 푸른 낭만을 선물할게
    일상 2024. 7. 8. 22:28

    덥고 습하다. 겨울에는 여름을 기다렸는데 이젠 막상 겨울이 그립다.

    참 아이러니하다. 그치만 그런 모순조차 좋아한다.

     

    모두의 시간이 각자 다르게 흐르듯 나는

    이제서야, 이제서야 비로소 겨울이 끝난 것 같아서.

    불확실한 봄 맞이를 결심하게 해준 당신에게 이 곡을 전한다.

    한로로 - 「입춘」 MV

    갈 곳 잃은 초여름 행운을 나는 왜 그리고 사랑했는지

    나를 던져버린 곳은 너의 유월일지 유월의 너일지

    사랑하는 나에게 폭우 아닌 여우비를 선물하고 싶다.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 기어코 봄을 선물하고 싶다.

    2024.06.01 - 남산한옥마을 출사

    자주가는 현상소인 고래사진관에서 출사를 모집해서 신청했다.

    현상소 직원분 인솔하에 사진관에서 멀지 않은 남산한옥마을로 출사를 갔는데, 간만에 날씨가 좋았다.

    근데 남들 다 수동카메라인데 나만 자동초첨/자동노출 카메라였다; 그래서 수동렌즈 썻다.

    현상소 직원분이 찍어주셨다. 니콘 F5나 F6? 였던걸로 기억한다. 필름은 Fujicolor 200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다른 분들의 시선과 관찰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사진 취미로 하는 친구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근데 난 확실히 정물보다 인물이 재밌고 잘 찍는 것 같다. 찍은 사진들은 고래사진관 인스타 게시물로 올라갔다. 부끄럽게...

    EOS 5 + Zeiss Planar T* 1.4/50 + Fujicolor 200

    2024.06.02 - 잠실 롯데월드몰 / 석촌호수

    소마에서 만난 친한 동생이 갑자기 카메라를 취미로 하고 싶대서 이것저것 알려주려 불러냈다.

    카메라를 사기 전이라 롯데월드몰에서 캐논/소니/후지 카메라 구경시켜주고 바로 앞에 석촌호수에 가서 35/50/85렌즈 다 체험시켜줬다.

    원래 뉴비는 업어 키워야한다... 사진 같이 찍으러 나갈 친구있으면 나도 좋은거 아닐까.

    EOS R8 + Zeiss Planar T* 1.4/50 / EF 35.2 (오른쪽 위)

    2024.06.08 - 충무로 / 남대문 / 북촌

    카메라를 10년 넘게 취미로 하면서, 라이카 만큼은 부정했었다. 찍는 것도 불편하고 가격에 비해 성능이 한참 못 미친다는 이유로.

    그런데 결국 라이카병에 걸려버렸다. 아이패드병/텔레병처럼 유일한 치유법은 사는것이다.

    매물을 3주 정도 열심히 찾다가 결국 충무로에서 M6를 구했다. 렌즈는 라이카로 하기엔 예산 이슈로 남대문에서 내가 좋아하는 칼자이스로 구했다.

    포춘 선정 가장 위대한 현대 디자인 100선. 보기만해도 행복해진다.

    또 카메라를 샀으니 사진 찍고 싶어서 북촌으로 갔다. 사진 취미는 크게 장비와 촬영으로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내가 라이카로 사진을 찍는다'라는게 너무 만족스러웠다. 현대카드 다자인 라이브러리도 한번 들려봤다.

    Leica M6 + Zeiss C Sonnar T* 1.5/50 + ProImage100

    그리고 신촌가서 저녁먹었다.

    EOS R8 + Zeiss Planar T* 1.4/50

    2024.06.09 - 영종도 예단포

    기타 커버 영상을 바다 배경으로 찍고싶어서 영종도에 다녀왔다. 집이 공항철도(마곡나루)라서 시간적으로 꽤나 가까운 편이다.

    바다랑 주변 나무들도 같이 담고 싶어서 DR이 넓은 clog로 촬영했는데, 해질녁이라 명암이 극명해서 하이라이트(밝은 부분)가 다 날아갔다.

     

    사진을 포함해서 뭐든 욕심이 과하면 일을 그르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사진에 여러 포인트를 집어 넣는걸 좋아해서 원래 광각 렌즈를 썻는데, 결과물은 대체 뭐를 찍었는지 모르는 사진 투성이라 요즘은 화각을 좁혀서 50mm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나씩 덜어내면서 포기하는게 참 어려운 일이다.

    Leica M6 + Zeiss C Sonnar T* 1.5/50 + ProImage100

    2024.06.11 - 페이커 신전 / 중앙대 건축학부 졸업전시회

    페이커 신전 열렸길래 기습 숭배하러 고등학교 동창이랑 다녀왔다. 우연히 밴드 같이하는 멤버를 만나기도 했다. 

    페이커 고사는 20문제 중에 한문제 틀려서 95점 맞았다. 이벤트 참여하고 룰렛 돌려서 받은건 역시나,,, 포토카드 받았다. 키캡 갖고 싶다.

    젠장, 또 대상혁이야.
    Leica M6 + Zeiss C Sonnar T* 1.5/50 + Ultramax400

    고등학교 동창들 대부분이 지난 겨울에 졸업했는데, 못한 친구 한명이 있다. 건축과라 5년제다. 그래서 틈만 나면 대학교는 5학년이 없다고 놀리고 있다. 이번에 졸업 전시회 한대서 동창들이랑 시간 맞춰서 다녀왔다. 이런 다른 과 전시회를 안 가봐서 가기 전날에 회사에 미대 전공하신 디자이너분께 혹시 꽃 사가야 되냐고 물어봤는데, 꽃이 대학 생활을 얼마나 잘했느냐의 척도래서 친구들이랑 같이 화환 하나 보냈다.

    건축학도들을 최대한 긁을 수 있는 화환 문구로 정했다. 집 꼭 지어줘야하는 거 알지?

    근데 아니 진짜 2등 어캐함?

    대충 들러보고 술먹으러 갔다. 피시방 가서 롤도 좀 하고. 6명이라 아레나 모드로 했다.

    Leica M6 + Zeiss C Sonnar T* 1.5/50 + Ultramax400

    2024.06.15 - 고양 이케아 / 스타필드

    5월에 토마호크 구워 먹으러 가평 가서 글램핑 같이 했던 학교 선배가 또 토마호크 먹고싶대서 만났다. 수도권으로 이사하신김에 가구 구경하러 고양 이케아 갔다가 스타필드가서 옷 구경했다. 좀 이른 저녁에 아웃백가서 토마호크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제일 작은 크기로 시켰는데도 다 못먹어서 남겼다. 위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2024.06.16 - 서울 식물원 / 청라호수공원

    서울 식물원이 집 앞이라 자주 가는 편인데, 유독 날씨가 좋아서 카메라를 챙겼다. 카메라 취미로 한다던 동생이랑 카페가서 모각코하기로 했는데 막상 사진 보정 강의해줬다; 또 날씨가 사진 안 찍기엔 아쉬워서 공항철도 타고 청라호수공원에갔다.

    Leica M6 + Zeiss C Sonnar T* 1.5/50 + Ektar100

    막상 도착했을 시점에 해가 많이 기울었고 아직 공사중이여서 조금 아쉬웠다.

    근데 필름을 제대로 안감아서 찍었는데 하나도 안찍혔다;;; 그래도 눈으로는 생생히 담은게 위안이다.

    EOS R8 + Zeiss Planar T* 1.4/50

    2024.06.22 - 시흥 웨이브 파크

    할일은 많은데 어딘가 놀러가고 싶었다. 동생 한명 납치해서 시흥에 있는 웨이브 파크에 워케이션 라운지가 있길래, 전날 예약해서 갔다.

    방은 복층이었는데 가격치고 깔끔하고 훌륭했다. 오피스는 사람이 없어서 좋았다. 일좀하다가 밥먹고 산책도하고 잘 쉬었다.

    창 밖으로 웨이브 파크 전경이 들어온다. 정말 재밌어보이더라,, 다음에는 서핑 타러와야겠다.
    Leica M6 + Zeiss C Sonnar T* 1.5/50 + Ektar100

    2024.06.23 - 대부도

    웨이브 파크에서 대부도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게 생각보다 힘들었다. 한시간정도 방황하다가 그냥 택시 탔는데 역시나 택시 기사님이 별로 안좋아하셨다. 늦은 점심으로 파전에 칼국수 먹었다. 3년 전에 전역하고 동기들이랑 전역 여행으로 들렀던 곳인데, 여전히 맛있더라.

     

    비가 살짝씩 왔던 날씨였는데, 일몰은 보기 힘들거같아서 조금 일찍 카페에서 나와 사진 좀 찍고 집갔다.

    Leica M6 + Zeiss C Sonnar T* 1.5/50 + Ektar100

    2024.06.29 - T1 홈그라운드 (vs. KT) / 생일

    태어난 날도 포함한다면 27번째 생일이다. 27세 클럽의 27살까지는 딱 1년 남았다. 나는 얼마나 더 살아갈 수 있을까?

    생일 기념으로 T1팬인 학교 후배 납치해서 일산에 LCK 경기(KT vs. T1) 보러갔다.

     

    역시 티원 홈 답게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가수 에일리의 애국가도 듣고 배우 박보영도 봤다. 역대 최악의 원딜 뱅 선수도 왔다. 오오.

    근데 그럼 뭐하나 써머의 KT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개막 후 4연패를 박아버리더니 5번째 매치가 되서야 최약팀을 상대로 겨우 이기는걸 보고, T1에게도 처참하게 지겠구나하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으로 직관했다.

     

    그런데...

    농구장,, 빅게임,, 데프트와 베릴과 표식,, 상대는 티원!? 아! 여기는 22월즈 결승이구나!
    최고의 생일선물

    장례식인가요? 축제입니다!

    데프트: "저희는 협곡에서 1대1로 싸우고 있는데 팬 분들은 밖에서 10대1로 싸우고 계신 것 같아서 더 열심히 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KT팬들은 거의 찾기 힘들정도로 티원팬들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마지막 경기 끝날쯤에는 KT응원 소리 밖에 안들렸다.

    핍박받고 무시당하던 팀과 팬덤의 정의구현은 도파민 대폭발이었다. 싱글벙글 써머의 KT는 강하다. 그것도 엄청.

    상엎어!! 승부 예측을 모두 뒤엎은 도파민 중독 역배충의 참맛을 알아버렸다.

    끝나고 학교 선배 합류하기로 해서 팬미팅은 참여 못하고 고기먹고 술먹고 간만에 첫차 뜰 때까지 놀아봤다. 이젠 좀 많이 힘들다..

    2024.06.30 - 춘천

    생일자 권한으로 고등학교 친구들 집합시켰다. 전날 빡세게 놀아서 늦잠 자버렸는데 친구들은 지각을 당연히 예측하고 늦게 출발한게 포인트다. 미안하다... 약속 장소로 가는길에 어디갈지 고민하다가 바로 춘천으로 가는 ITX청춘 티켓을 끊었다. 물멍하고 싶어서 소양댐에 갔다. 근데 막상 볼게 많이 없어서 커피만 마시고 금방 내려와서 소양댐 시민의 숲을 걸었는데 나름 괜찮았다.

     

    이날은 얼마 전에 구한 단종된 후지 C200으로 찍었다. 암부에서 보이는 녹색톤이 너무 좋다. 그래서 일부러 노출 언더로 찍었다. 이 필름을 단종 시킨 후지가 밉다... 고래사진관에서 현상스캔했는데 사장님이 버스정류장 사진 잘 나왔다고 칭찬해주셨다. ^~^

    요루시카의 「여름, 버스 정류장, 너를 기다려」 컨셉으로 찍어본거다.

    Leica M6 + Zeiss C Sonnar T* 1.5/50 + Fujicolor C200

    쭉 걷다보니 강가에 물안개가 낀걸 볼 수 있었다. 사실 이런 걸 보고싶었다. 

    춘천 온김에 저녁으로는 닭갈비 먹으러 갔다. 친구 한명이 공채 인적성 검사 보고 늦게 합류했다. 원래 가려던 집이 재료 소진되서 옆에 가게로 갔는데 거기도 맛있었다. 비온 직후라 덥고 찝찝했긴해도 또 추억 한페이지를 채울 수 있어 좋았다.

    Leica M6 + Zeiss C Sonnar T* 1.5/50 + Fujicolor C200

    이렇게 27살의 절반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비가 내린다. 날씨는 더 더워지는 것 같다.

    여름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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