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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년 11월 회고 - 그대로 찬란하게 있어줘
    일상 2024. 12. 30. 19:53

    퇴사하고 첫 한달, 맘껏 자고 실컷 게임했다. 저녁에는 친구들이랑 롤 5인큐 돌리고 새벽에는 대학 선배들과 배그를 했다. 그래도 아직은 틈틈이 할건 하면서 앞으로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 정확히는 '앞으로'의 이유에 대한 근거를 찾는 중이다.

    날씨는 추워지기 시작했지만 낙엽이 떨어지지 않고 여전히 붉고 노랗게 물든 나무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언젠가 쏜애플의 윤성현이 이야기했던 행복하지 않는 상태를 좋아하는 불행중독에 빠졌을지도 모르는 나에게 꽤나 위로가 되었던 노래다.

    10CM - 소년

    세상이 무너지고 끝날 것만 같아도

    건강하고 웃고 사랑하고

    그대로 찬란하게 있어줘

    예뻣던 소년의 마음

    2024.11.02 - 홍대

    대호 생일이여서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모여서 대충 밥먹고 펍가서 술내기 포켓볼 하면서 놀다가 친구들이 클럽 간대서 조용히 집으로 도망갔다. 사실 이날 롤드컵 결승전이여서 빨리 집가서 페이커의 슈퍼하드캐리차력쇼 봤다.

    2024.11.06 - 용산

    경탁이랑 보기로 했는데 대호도 같이 껴서 마포에서 만나서 채그로 카페에 데려갔다. 내가 기분 전환 할때 가는 곳 위주로 노들섬, 백빈건널목, 용산 아이파크몰로 풀코스 돌고 용산에 섬집 가서 꽃게탕에 소주 먹었다. 애들이 기가막힌 동선에 감탄했다.

    2024.11.09 -  한로로 생일 카페, 신당

    경탁이 생일이여서 신당에서 보기로 했는데 마침 멀지않은 건대에서 한로로 생일 카페 이벤트 하고 있어서 먼저 다녀왔다. 

    한로로가 알바도 했었고 항상 홍보하는 건대후문에 감자탕집도 한번 들렸는데, 한로로 팬이라 밝히면 만두 한알 서비스로 준댔는데 차마 그걸 말할순없어 그냥 뼈다귀해장국 하나 먹고 카페 갔다.

    대 로 로

    근데 생일 카페가 젤라또 집이었다. 난 초코 젤라또 먹고 싶었는데 이벤트 메뉴가 토마토+수박 젤라또여서 그냥 그걸로 먹었다. 카페는 내부는 잘꾸며져 있어서 열심히 숭배하다가 약속때문에 신당으로 갔다. 얼마나 고생하는지 나도 알기에 잘 준비해주신 운영진분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 

    Fuji Cardia Mini Tiara + Vision3 500T

    작년 경탁이 생일엔 설악산에 지옥의 오색 코스로 다녀왔는데, 올해는 경탁이 건강이슈로 인해 간단히 술로 대체했다. 3차에서 막차때문에 집으로 도망갔다.

    이날 차돌박이 육회 처음 먹어봤다. 그냥 적당히 맛있었다.

    2024.11.15 - 인왕산

    요루시카의 마지막 앨범인 환등은 1장의 모든 곡들이 문학 작품을 모티브로 한다. 모티브가 된 모든 책들을 언젠가 읽고 싶었는데 퇴사 했더니 책읽을 시간이 생겨서 제일 먼저 '앨저넌에게 꽃을'을 읽고 있다. 또 책을 조용하고 특별한 곳에서 읽고 싶었는데 인스타에서 본 인왕산 숲속 쉼터라는 곳에 가보았다.

    자전거로 올라갈 수 있는데까지 올라가서 열심히 계단 올라서 땀 뻘뻘 흘려서 도착했다.

    근데 내가 늦게 출발한데다 문을 일찍 닫아서 금방 나올 수 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또 간다면 일찍 가야할 거 같은데 가는게 너무 힘들어서 두번은 안되지 않을까 싶다.

    X-Pro2 + XF50mmF2

    그래도 산이다 보니 전망이 좋았다.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잠실 롯데타워도 잘 보였다.

    한창 가을이여서 단풍으로 알록달록하게 예뻐서 그런지 하산하는 길에 사진 많이 찍으면서 내려왔다.

    X-Pro2 + XF50mmF2

    수성동 계곡 쪽으로 하산하니 서촌이 나왔다. 적당히 잘 꾸며져 있었다.

    X-Pro2 + XF50mmF2

    2024.11.16 - 넬 토크 콘서트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인 넬의 단독 공연은 (코로나 이후 첫 떼창 허용이었던 넬스 시즌을 제외하고) 연말에 있는 넬스룸만 가는데,  토크 콘서트는 이전에는 없던 형식이라 지하철이랑 버스타고 2시간 걸려 이천에 공연 다녀왔다. 넬의 김종완이 곡 사이사이 마다 그 노래의 작곡과 작사를 할 당시에 느꼇던 감정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생각을 이야기 했다. 이별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 거기에 따라 오는 후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이날은 20년전 240p 화질구지 영상으로만 보던 creep을 커버 해준것만으로 해도 행복했다.

    2024.11.17 - 데프트 송별식

    데프트의 군대 이슈로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KT에서 송별식을 열어줬다. 본인은 어떤 형식으로든 전역 후에 반드시 돌아올거라 은퇴식 대신 송별식을 한다는데 그저 리스펙할 뿐이다. 근데 굿즈줄이 너무 길고 카운터도 하나여서 40분이나 늦게 입장했다. 알파카 인형 수십개씩 사는 외국인들을 봤는데 대리구매인지 되팔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시간 맞춰 와서 MD 사려했던 나를 탓 할 수 밖에... 아무튼 여러모로 운영과 진행은 매끄럽지 않았지만 훈훈하게 덕담 주고 받았다. ROKA Deft 응원한다.

    2024.11.22 - 고양

    준우 생일이였는데 목욕탕 가고싶대서 고양 아쿠아필드 다녀왔다. 사실 하남으로 가려했는데 의정부로 이사 간 김민수 때문에 고양에서 만났다. 끝나고 삼송역 앞에서 고기 먹고 집갔다.

    이 날씨에 야외 족욕탕이라 그런지 벌벌떨었나 사진이 흔들렸다;;

    2024.11.27 - 서울식물원

    마곡나루에 온지 1년이 되었고 계약이 1년이라 떠날때가 되었다. 마곡나루에 언젠가 꼭 살아보고 싶었는데 정말 좋은 동네였다. 나름 교통도 좋았고 공항 근처라 건물들의 스카이라인이 낮았던게 참 마음에 들었었다. 개발자가 아니었다면 이 동네에 계속 남았을 것 같다. 마지막 기억을 남기고자 눈이 펑펑 왔어서 집 바로 앞에 서물 식물원에 사진찍으러 다녀왔다.

    EOS R8 + EF 35mm F2

    눈이 쌓였지만 단풍이 남아있는 풍경이 묘하게 낯설고 신기했다.

    X-Pro2 + XF50mmF2

    2024.11.29 - 달과 고양이의 댄스 상영회

    요루시카가 하라는 내한은 안하고 일본해서 했던 라이브 실황 상영회를 했다. 뭐 요네즈 켄시도 상영회 하고 얼마 있다가 내한 공지를 띄웠으니 약간의 기대는 되지만 이미 공식 유튜브에 풀버전이 올라와 있는 영상 같은거 틀어주는 상영회가 무슨 4만9천원 씩이나 한다. 특전 티셔츠 포함이라지만,,, 그래도 머리 깨져서 개봉 첫날 두번째 타임으로 다녀왔다. 사람은 꽉차 있었다.

    사실 달과 고양이의 댄스는 내가 그렇게까지는 좋아하지 않는 환등 앨범이기도 하고 한달전에 일본에 라이브를 다녀와서 그런지 그렇게까지 큰 감동은 없었다. 월광이나 재연해주면 좋겠다... 진짜,,,

    티셔츠는 한국 한정 색상인데, 사실 이 색깔이 제일 나은 것 같다.

    2024.11.30 -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13기 동창회

    올해 소마 동기들이 자리 좀 만들어 달라고 하길래 그냥 크게 동창회 열었다. 9월에 채은누나랑 찬우형이랑 만났을 때 같이 하자고 이야기 꺼냈다. 한명은 재밌겠다고 했고, 한명은 겉으로는 싫어했지만 누구보다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예원이까지 불러서 10월 말에 TF를 꾸려서 본격적으로 수요 조사 받는거 부터 시작해서 동창회를 준비했다.

     

    수요 조사를 토대로 열심히 대관을 알아봤다. 혹시 새로 오픈 예정인 소마 공덕 센터 될까 싶어서 사무국에 문의했는데 바로 안된다는 답변을 받고 다른 장소를 물색했다. 연말에 토요일 저녁 시간대로 찾아서 그런지 진짜 너무 어려웠는데 그래도 연수 센터가 있던 선릉역 근처에 괜찮은 곳으로 대관 할 수 있었다. 대관료가 너무 비쌋다. 참가비의 절반 가까이를 대관료에 썻다. 사실 술집을 빌릴까도 했는데 좀 자리 이동이 잦을 거 같고 조명도 적당히 밝은게 좋아 보여서 파티룸으로 잡았다. 대관 예약하고 바로 신청 폼이랑 참가비 입금 받았다. 말도 꺼내기 전에 소마 시절 팀원들이 신청해줘서 고마웠다. 

    그리고 한달 동안 주에 한번 정도씩 미팅하면서 음식이랑 주류 같은거랑 여러 컨텐츠를 고민했다. 뭔가 특별히 레크레이션 하는 것 보다 이야기를 서로 많이 할 것 같아서 크게 준비안하고 방치했다. 절대 귀찮아서 그런건 아니다...

     

    대망의 날, 동창회 날짜는 이미 픽스 된 상황에서 같은 날에 이사랑 코테가 잡혔다. 우주의 기운이 그냥 이 날에 다 모였다 하,,, 사실 이사까지는 감당할 수 있었는데 중간에 코테까지 껴서 너무 고생했다. 민수랑 준우가 와서 이사 도와줘서 다행이었다. 이사 끝내고 바로 코테 봤다. 그렇게 어려웠던 건 아니었는데 망했다.

    예전에는 그냥 택배로 이사했는데 가구가 생기니까 용달 트럭 하나 불렀다.

    코테 끝내고 바로 양재 이마트랑 코스트코 뛰어갔다. TF 4명 모두 장을 같이 봤는데 사람 너무 많았어서 시간이 촉박했다. 정신이 워낙에 없어서 폰도 차에 두고 내려서 장보는 사진도 못찍었다. 파티룸으로 차타고 이동하는데 시작도 하기전에 다들 기진맥진이었다.

    칵테일 취미 접었는데 또 바텐더를 맡을 뻔했으나 사실상 방치했다,,,

    우당탕탕이었지만 나름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잘 진행 된것 같다. 50명 정도 왔다. 나도 오랜만에 그리운 얼굴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마치 집에 온 것 같았다. 11시가 넘어가자 슬슬 막차 시간 때문에 사람들이 절반 정도 빠졌고, 30분 부터는 퇴실 정리를 시작했다. 사실 대관이 다음날 아침까지 하는 옵션이 있었는데 작년에 전 기수 연말 모임 기획단으로 참여했던 밤샘 파티가 너무 힘들었어서 그냥 자정까지만 대관했다. 아직도 보드게임대 위에서 자던 선효가 아른거린다... 

    아쉬운 사람들끼리 2차 가서 술 진탕 마시고 4시에 집갔다.

    동창회가 끝난 후에도 대관료랑 여러가지 정산하고, 돈이 진짜 살짝 남았는데 또 다음 동창회 언제 할지도 모르겠어서 적당한 커피 기프티콘 단체 발송으로 마무리했다. 간만에 깔끔하게 일처리 되어서 좋다. 일은 내가 벌렸는데 열심히 같이 수습해준 채은누나, 찬우형, 예원이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다음 동창회는.. 모르겠다,, 내년은 좀 이른거 같고 무엇보다 내가 과연 그때까지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인지.

     

    11월은 유독 주변 사람들 생일이 많았던 것 같다.

    12월은 이사도 했으니 새로운 동네에 적응해서 생존 하는것을 목표로.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새 또 다른 겨울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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